BLOG main image
work (443)
book design illust (310)
artbook (6)
wall painting (10)
design movement (6)
graphic design (17)
exhibition (5)
drawing (80)
etc (4)
thesis (1)
iam (3)
Visitors up to today!
Today hit, Yesterday hit
rss
2009. 3. 6. 00:19
Travel around the U.S. in 122 days. 2005-2006
self-initiated project
artbook
601 artbook project 2006 silver award



escape
비행기를 타고 수시간 가야 만날 수 있는,
저 먼곳에 사는 사람들을 만나보고 싶다고 말했다.
그러나 사실 나는,
잃어버린 시간들로 인한 상실감과 불안감의 늪에서 벗어날 탈출구가 필요했던 것이다.
지금까지의 나를 지우고 싶었는지도 모르겠다.
아니, 오히려 다시 나를 찾고 싶은 마음이 컸는지도 모르겠다.
이유야 어쨌든 어둠이 짙게 깔린 어느날 나는,
생애 처음으로 한국땅을 떠나는 비행기에 탑승했다.


compulsive idea

나를 두고 가지도, 나를 지우지도 못했다.
어딜가나 나는, 나 그대로였다.
무엇보다 불안에 뿌리를 둔 강박 에너지는 타지에서도 여전히 유효했다.
반복의 굴레가 미치도록 싫었지만, 어쩔 수 없었다.
아무것도 하지 않으면서 불안해하는 것보다는,
무언가를 하면서 불편해하는 편이 백배 더 나았기 때문이다.
그래서...
쉴새없이 찍고 기록하고 모으는 행동을 반복했다.


material

반복된 행동은 물질이 되었다.
내 주변을 수북히 감싸고 있는 그것을, 나는 그저 응시하고 있었다.
순간! 그것이 조금씩 꿈틀거리며 숨을 내뿜기 시작했다.
물질은 생명체가 되었다.
나는 그것과 사랑에 빠졌다.


petting

며칠밤이 지나도록 나는 그것과 함께 침실을 나뒹굴었다.
온몸이 쓸려나가도록 그것을 애무할수록,
오르가즘은 나의 온 신경까지 퍼져 전율했다.
밤이 깊어질 수록 흥분과 쾌감에 도취되어 몽롱한 정신을 가누지 못했다.
처음 경험해보는 이 순간에서 벗어나고 싶지 않았다.
그곳에서 영원하고 싶었다.

a love child
"응애~"
울음소리에 놀라 잠을 깼다.
나의 자궁에서 탈출한 갓난 아이는
시뻘겋게 상기된 얼굴로 세상을 향해 무언가를 외치고 있었다.
어느덧 날은 밝았다.

artbook: 130x165mm. over 400pages